지난 22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21회 가정위탁의 날 기념식에 다녀왔다. 단순한 기념식이 아닌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위탁 부모·아동을 초청해 2박3일간 경주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힐링프로그램과 함께한 행사였다. 참석한 위탁부모들과 위탁아동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며 주관사로서 뿌듯함과 함께 직접 사랑을 실천하는 위탁부모들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친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안전하지 않거나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닌 경우가 있다. 이런 보호대상아동이 매년 3000명 정도 신규로 발생한다. 이들에게는 시설이 아니라 가정이 필요하다. 가정위탁은 부모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아동에게 가정환경을 제공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단순히 일시적인 보호를 넘어 아동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출생통보제 및 보호출산제와 함께 가정위탁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32%였던 가정형 보호율은 2022년 기준 42%까지 상승했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보호아동이 위탁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위탁은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일반 가정이 품을 내어 참여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정위탁은 대개 작은 봉사에서 시작된다. 아동양육시설 봉사활동이나 가정 체험을 통해 보호아동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위탁을 시작할 결심을 했다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험은 위탁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많은 가정을 위탁에 동참하게 하는 첫걸음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가정위탁을 모르거나 위탁부모가 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동권리보장원과 전국 18개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는 자신이 위탁부모가 될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가정위탁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교육과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19년 7월 출범한 아동권리보장원은 공적 아동보호 체계 개편과 안정화, 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 지원 등 아동 중심의 복지정책 수립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사람은 어렸을 적 보호자에게 사랑받은 경험과 기억으로 살아가며 이를 통해 인생의 힘든 순간들을 이겨낸다. 보호아동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보호아동이 가정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분이 가정위탁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 가장 큰 자격일 것이다. 가정위탁이 궁금하면 가까운 가정위탁지원센터를 방문하거나 대표번호(1577-1406)로 전화하기 바란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